스페이스X 상장 후 첫 분기 흑자 달성…”2027년 말 연매출 1조 달러" 전망에 시간외 주가 7% 급등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을 공식 석상에서 직접 언급했다. 전기차와 우주항공,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아우르는 이른바 '머스크 제국'이 하나로 묶일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머스크 CEO는 20일(현지시간) 열린 스페이스X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결합이 가져올 시너지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합병이 아직 결정된 사안은 아니며, 최종적으로는 주주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양사 특별위원회 가동…”조건 합의는 아직"
현재 스페이스X와 테슬라는 합병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꾸려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머스크 CEO는 두 회사의 수장을 겸하고 있는 만큼 이해충돌 소지가 있어 위원회 논의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합병이 성사되려면 테슬라 전체 주주 가운데 절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머스크 CEO는 특별위원회가 아직 구체적인 거래 조건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히며, 현재 상황을 지뢰밭 위에서 춤을 추는 것에 빗대 협상 과정의 난이도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시장에서는 합병 비율과 기업가치 산정, 소액주주 보호 장치 등이 향후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 주주 입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높은 성장성을 흡수할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지분 희석과 지배구조 집중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 후 첫 분기 흑자…”2027년 말 연매출 1조 달러"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머스크 CEO는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2027년 말까지 스페이스X의 연간 매출이 1조 달러(약 1400조 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공격적인 전망치도 내놨다.
스타링크 위성통신 사업과 발사체 사업에 더해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사업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이 같은 자신감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하이퍼스케일러 수요 몰려…”수요 부족 걱정 없다"
머스크 CEO는 스페이스X 데이터센터에 대한 시장 수요도 강조했다. 그는 대형 클라우드 기업,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스페이스X에 끊임없이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며 수요가 부족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AI 연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전력과 부지 확보가 글로벌 빅테크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스페이스X의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간외 거래서 스페이스X 7%·테슬라 1% 상승
머스크 CEO의 발언이 전해지자 주식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스페이스X 주가는 정규장 마감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7%대 상승했고, 테슬라 주가도 1%대 오름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언이 테슬라의 자율주행·휴머노이드 로봇 사업과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AI 인프라 사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으려는 머스크의 장기 구상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특별위원회의 조건 합의와 주주 표결이라는 두 개의 관문이 남아 있는 만큼, 실제 합병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테슬라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 가운데 하나로, 합병 논의가 구체화될 경우 서학개미들의 포트폴리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