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전력으론 어림없다” AI 전력 전쟁, 진짜 승자는 ‘비트코인 채굴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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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전력으론 어림없다” AI 전력 전쟁, 진짜 승자는 ‘비트코인 채굴사’였다

인공지능(AI) 혁명의 숨은 지배자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엔비디아 칩을 사고 데이터센터를 짓는 테크 기업들의 화려한 조명 뒤에서, 정작 가장 핵심적인 무기를 쥐고 웃는 이들은 다름 아닌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이다. 테크 업계가 역사상 유례없는 전력 부족 사태, 이른바 'AI 전력 전쟁'에 직면하면서 이미 막대한 전력망과 부지를 확보해 둔 채굴 기업들의 가치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월가의 유력 리서치 기관 번스타인(Bernstein)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 경쟁에서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이 최대 수혜주로 급부상했다. 대규모 컴퓨팅 연산을 처리해야 하는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하면서, 채굴 기업들이 보유한 대규모 전력 부지와 송전망 접근성이 희소 자산이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거론되는 AI 인프라 거래 규모는 이미 9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연계된 전력 용량만 3.7기가와트(GW)에 달한다.

미국 시장에서 신규 데이터센터용 1기가와트 전력을 확보하는 데는 평균 50개월 이상 소요된다. 환경 심사와 계통 연결 대기 등 까다로운 규제 장벽 때문이다. 반면 27기가와트 이상의 전력 용량을 이미 통제하고 있는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번스타인은 미국 주요 채굴 기업 4곳에 대해 강력한 ‘시장수익률 상회(매수)’ 의견을 무더기로 제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종목은 아이렌(IREN)이다. 번스타인은 아이렌의 목표가를 100달러로 제시하며 현재 주가 대비 무려 98%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렌은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아키텍처를 도입해 5기가와트 규모의 컴퓨팅 허브를 구축 중이며, 34억 달러 규모의 AI 클라우드 계약까지 확보한 상태이다.

다른 기업들의 목표가 역시 공격적이다. 클린스파크(CleanSpark)는 24달러(78.5% 상승 여력), MARA 홀딩스는 23달러(88.8% 상승 여력)가 책정됐다. AMD와 손잡고 50메가와트 규모의 공동 입지 거래를 진행 중인 라이엇 플랫폼스(Riot Platforms)는 25달러, 코어 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은 24달러의 목표가를 받아들었다.

물론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코어 사이언티픽은 전력을 AI 인프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비트코인 자체의 강세장 수익을 일부 놓칠 수 있다. 라이엇은 텍사스주에 인프라가 집중돼 있어 지역 규제 리스크에 취약하며, MARA 홀딩스는 외부 전력 파트너 의존도가 약점으로 지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시선은 확연히 달라졌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의 가치를 단순히 코인 가격의 등락으로만 평가하던 시대는 끝났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 데이터센터의 숨통을 쥐고 있는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 재평가받기 시작한 것이다. 전력 확보가 곧 AI 경쟁력이 된 지금, 이들의 독점적 지위는 당분간 깨지기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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