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방선거의 승부는 정당이 아니라 미래를 읽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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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방선거의 승부는 정당이 아니라 미래를 읽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문형남 숙명여자대학교 한류국제대학 학장

문형남 숙명여자대학교 한류국제대학 학장, 한국AI교육협회 회장, 청색기술경제포럼 대표

6·3 지방선거가 임박했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거리마다 후보들의 이름이 넘쳐나고 정당의 상징색도 더욱 선명해진다. 그러나 유권자가 마지막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질문은 의외로 단순하다. “누가 우리 지역의 미래를 가장 잘 준비할 사람인가”이다.

선거 때마다 우리는 정당의 이름을 먼저 듣는다. 언론은 정당 구도를 먼저 분석하고, 여론조사 역시 정당 지지율에 주목한다. 하지만 지방선거의 본질은 중앙정치와 다르다. 지방선거는 주민의 삶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바꾸는 선거다. 도로 하나, 농업 정책 하나, 관광 전략 하나, 청년 일자리 하나가 지역의 미래를 바꾼다.

그런 점에서 이제 지방선거는 정당을 보고 선택하는 ‘정당 선거’(party-centered election)보다 사람을 보고 선택하는 ‘인물 선거’(candidate-centered election)로 나아가야 한다. 어느 당 소속인가보다 누가 더 실력 있고, 누가 더 성과를 냈으며, 누가 더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주민들은 결국 일하는 사람을 기억한다. 선거철에만 인사하는 사람보다 평소 현장에 자주 보였던 사람을 기억한다. 약속을 크게 외친 사람보다 실제로 결과를 만든 사람을 기억한다. 정치적 구호보다 생활 속 변화가 주민에게 더 오래 남는다. 지방정치의 평가는 말보다 성과로 이뤄진다.

해외 사례를 봐도 같은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은 후보 중심 성향이 강한 대표적 나라다. 시장이나 주지사 선거에서는 정당보다 후보 개인의 리더십과 행정 능력이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같은 정당 소속이어도 후보 개인의 역량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흔하다.

영국은 상대적으로 정당 중심 성향이 강하다. 정당의 역사와 가치, 정책 노선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하지만 영국에서도 지방정부 영역에서는 후보의 실무 능력과 정책 실행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일본 역시 흥미롭다. 중앙정치에서는 정당의 영향력이 크지만 지역 선거에서는 후보 개인의 지역 밀착성과 생활정치 역량이 크게 작용한다. 주민과 얼마나 가까이 소통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지역 문제를 챙겼는지가 실제 표심으로 이어진다.

한국도 전국 선거에서는 정당 중심 성격이 강하지만 지방선거만큼은 후보 중심 평가가 더 적합하다는 논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방선거는 결국 ‘누가 우리 지역에 더 필요한 사람인가’를 묻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는 ‘성과’의 기준도 더 넓어져야 한다. 과거에는 민원 해결과 예산 확보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미래 전략까지 함께 봐야 한다. 후보가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는지뿐 아니라 앞으로 지역을 어디로 이끌 것인지까지 봐야 한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이 공약이다. 공약은 단순한 선거용 약속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 청사진이다. 최근 많은 후보들이 인공지능을 공약에 포함하고 있다. 스마트 행정, 디지털 교육, 스마트농업 등 인공지능(AI)은 이미 국가정책과 지방정책의 핵심 키워드가 됐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앞으로 반드시 주목해야 할 분야가 있다. 바로 청색기술이다. 청색기술은 자연의 원리와 생태계의 지혜를 활용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미래 전략 기술이다. 농업, 관광, 에너지, 환경, 도시정책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그런데 아직 지방선거 공약에서 청색기술을 본격적으로 담아낸 사례는 많지 않다. 이는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앞으로 지역 경쟁력은 디지털 전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인공지능과 함께 환경 전환, 생태 전환, 지속가능성 전환이 함께 가야 한다.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의 거대한 물결 앞에 서 있다. 동시에 청색기술이라는 또 하나의 거대한 물결도 다가오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는 리더라면 두 흐름을 함께 읽고 지역 발전 전략 속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오늘의 민원을 해결하는 능력과 내일의 변화를 준비하는 안목이 동시에 필요하다.

결국 지방선거는 ‘누가 당선될 것인가’를 묻는 선거를 넘어 ‘누가 지역의 미래를 만들 것인가’를 묻는 선거다. 지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주민의 삶을 이해하며, 검증된 성과를 보여주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지역의 내일을 이끌어야 한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사람을 뽑는 선거여야 한다. 정당의 이름보다 성과를 보고, 구호보다 실천을 보고, 현재보다 미래를 봐야 한다. 지방의 미래는 결국 정당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다. 그리고 좋은 지역의 미래는 늘 미래를 읽는 사람에게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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