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HBM 초호황의 그늘... WSJ "성공이 파멸의 씨앗 될 수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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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HBM 초호황의 그늘... WSJ "성공이 파멸의 씨앗 될 수도" 경고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 강력한 경고등이 켜졌다. 글로벌 금융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구조적 과열 가능성과 이에 따른 공급 과잉 위험을 정면으로 지목하고 나섰다.

미국 현지 시각으로 지난 16일, 월스트리트저널은 'AI 메모리 호황, 결국 공급 과잉 부를 수도'라는 취지의 보도를 통해 현재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심각한 수익성 붕괴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미증유의 대규모 증설 경쟁이 역설적으로 시장을 파괴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승자의 저주 초래하는 반도체 주기설... 마이크론•삼성•SK하이닉스 정조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본질적으로 막대한 자본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며, 실제 생산시설 완공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전형적인 장치 산업이다. 수요가 폭증할 때는 가격과 수익성이 수직 상승하지만, 기업들이 일제히 증설에 나서는 순간 공급 과잉의 늪에 빠지는 고질적인 경기 순환 구조를 지니고 있다.

실제로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불과 3년 전 사상 최대 수준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현재는 향후 12개월 기준 약 1000억 달러에 달하는 기록적인 수익을 전망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메타나 버크셔해서웨이의 예상 수익을 가볍게 웃도는 수치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은 뉴욕, 아이다호, 버지니아 등에 총 1500억 달러를 투입해 대대적인 생산라인 확대에 돌입했으며,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신규 반도체 공장 증설에 사활을 걸고 있다.

WSJ는 이처럼 눈앞의 호황에 가려진 맹목적인 설비 투자가 과거의 공급 과잉 사태를 고스란히 재현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모든 원자재 산업과 마찬가지로, 성공은 스스로 파괴의 씨앗을 뿌린다"는 격언이 다시금 반도체 시장을 관통하고 있는 셈이다.

AI 기술 진화와 칩 다변화... 수요 예측의 불확실성 증폭

공급 과잉 외에 시장의 판도를 바꿀 또 다른 핵심 변수는 AI 기술 자체의 메모리 효율 개선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AI 모델이 메모리를 훨씬 적게 소모하도록 만드는 소프트웨어 최적화 연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3월 구글 알파벳 연구진이 메모리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기술 논문을 발표하자마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종목들이 일제히 급락한 사건은 이를 극명하게 증명한다.

더불어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는 비메모리 AI 칩 시장의 지각변동도 가속화되고 있다. 구글은 자체 텐서처리장치(TPU)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아마존 역시 자체 AI 칩 도입을 확대하는 추세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단행한 AI 칩 스타트업 세레브라스의 주가 폭등은 엔비디아의 독점 체제를 흔드는 강력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AI 데이터센터의 투자 속도 조절, 서비스 확산 속도의 둔화, 그리고 글로벌 정치적 규제 강화 등은 향후 HBM 수요를 급감시킬 수 있는 뇌관으로 잠재해 있다. 공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수요는 기술 진화로 인해 줄어들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의 초호황 기조 속에서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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