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7월 22일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Z 폴드8 시리즈(Z 폴드8 울트라, Z 폴드8, Z 플립8)를 공개했다. 그런데 반응이 예상 밖이다. 해외 IT 매체들이 "이건 그냥 새 폴더블폰이 아니다"라며 애플이 올가을 내놓을 첫 폴더블 아이폰을 미리 보여주는 제품처럼 다루고 있다. 벌써 여러 매체에서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반응도 뜨겁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이른바 '여권 모양'이다. 예전 갤럭시 폴드보다 짧고 넓어졌다. 펼치면 7.6형 화면이 거의 정사각형에 가깝게 열린다. 접었을 때 앞면 화면은 5.5형이다. 이 여권 모양은 울트라 모델이 아니라 일반 Z 폴드8에 적용됐다. 가격은 미국 기준 1,899달러부터다.
"애플 폴드를 미리 보는 것 같다"
애플 전문 매체 MacRumors는 실제 써본 후기 제목을 이렇게 달았다. "지금까지 나온 것 중 폴더블 아이폰에 가장 가까운 물건." 넓고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이 아이패드 미니를 쓰는 느낌을 준다면서, 애플이 가을에 내놓을 폴더블 아이폰이 실제로 어떤 느낌일지 꽤 정확히 짐작하게 해준다고 썼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다뤘다. 삼성이 화면을 완전히 펼쳤을 때 접힌 자국이 잘 안 보이도록 신경 썼다고 짚었고, 애플 폴더블 아이폰도 2,500달러 안팎의 비싼 가격으로 나올 것 같은 만큼 이번 가을이 "정말 사람들이 비싼 폴더블폰을 원하는지" 시험하는 무대가 될 거라고 봤다. The Verge 리뷰어도 사진으로 볼 땐 별로였는데 실제로 손에 쥐어보니 바로 자연스러웠다는 후기를 남겼다.
정리하면, 이번 Z 폴드8은 그냥 삼성 신제품이 아니라 애플 폴더블 아이폰이 어떤 모습일지 미리 보여주는 제품이라는 시선이 해외에서 이미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은 왜 아직 안 내놓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애플은 이 두 가지를 만족 못 하면 아예 제품을 않겠다고 말했다.
- 화면 가운데 접힌 자국이 눈에 거의 안 보일 것
- 힌지가 오래 써도 안 망가질 것
공급망 쪽 보도들을 보면 애플은 디스플레이 업체들과 함께 리퀴드메탈(액체금속)이라는 소재를 정밀하게 찍어내는 방식으로 힌지를 만들고 있다. 이걸로 접힌 자국 깊이를 0.15mm까지 줄여 거의 안 보이게 만들려 한다는 얘기다. 다만 공식 발표는 아니고 어디까지나 공급망발 관측이다. 힌지 내구성 검증 때문에 양산이 한두 달 늦어졌다는 소식도 최근까지 나왔다. 그래도 9월 아이폰 18 프로 라인업과 함께 공개된다는 전망은 아직 유지되고 있다.

일하는 폰에서 즐기는 폰으로
삼성의 방향도 바뀌었다. 예전 갤럭시 폴드는 노트북 대신 쓰는 '생산성 기기'를 노렸다. 이번 Z 폴드8은 더 넓고 짧아지면서, 펼쳤을 때 영상 보거나 앱 두 개 동시에 켜기 좋은 '콘텐츠 소비용' 기기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언팩 이후 나온 후기들에서도 좁고 긴 화면보다 넓고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이 손에 쥐기 편하고 영상 보기 좋다는 반응이 여럿 나왔다.

삼성이 애플을 의식했나
이런 추측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폴더블 아이폰에 OLED 패널을 3년간 독점 공급하기로 한 걸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삼성도 애플이 어떤 화면 비율과 사용감을 원하는지 미리 알고 있었을 거라는 얘기다. 물론 이건 정황상 추측일 뿐, "삼성이 애플을 위해 미리 만들었다"는 걸 뒷받침하는 공식 근거는 없다. 그래도 해외 매체와 칼럼니스트들 사이에서 "애플 폴드의 예고편"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만큼, 두 제품이 닮았다는 이야기는 지금 확실히 화제다.
9월 애플 키노트가 열리면, 지금 이미 손에 쥘 수 있는 갤럭시 Z 폴드8이 애플 첫 폴더블 아이폰을 가장 가까이서 미리 경험한 제품이었다는 평가가 나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