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트댄스의 새 AI 영상 모델 '시댄스(Seedance) 2.5'가 지난 1일부터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상 편집 플랫폼 '캡컷'을 통해 국내 이용자도 이미 사용할 수 있는 상태다. 전작 '시댄스 2.0'이 지난 2월 세계 AI 영상 생성 벤치마크 1위에 오르며 충격을 안겼던 만큼, 후속작의 국내 상륙이 던지는 의미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시댄스 2.5의 핵심은 '한 번에 완성되는 30초 영상'이다. 기존 모델들이 대개 5~15초짜리 짧은 클립 생성에 머물렀다면, 이번 모델은 하나의 클립 안에 발단·전개·전환·결말을 논리적으로 배치해 30초 분량을 이어 붙임 없이 만들어낸다. 참조 가능한 소재도 이미지·영상·오디오·3D 화이트모델·스타일 레퍼런스 등을 합쳐 최대 50종까지 늘었고, 프롬프트 준수도는 약 20%가량 개선돼 재생성 횟수를 줄였다는 게 바이트댄스 측 설명이다. 편집 방식도 타임스탬프 기반으로 바뀌어, 생성 이후에도 특정 구간의 인물·동작·줄거리 요소만 골라 수정하면서 앞뒤 맥락을 유지할 수 있다.
주목할 지점은 확산 속도다. 전작 시댄스 2.0은 지난 2월 중국 출시 이후 브라질·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를 거쳐 두 달 가까이 지난 3월 말에야 한국에 들어왔다. 반면 시댄스 2.5는 지난달 31일 중국에서 발표되자마자 다음 날인 1일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시차만 놓고 보면 바이트댄스가 한국을 사실상 우선순위 시장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기에 출시 직전인 지난달 28일 자회사 바이트플러스가 국내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세미나까지 연 것으로 확인되면서, 단순한 순차 출시가 아니라 의도된 국내 시장 공략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기술 진전과 별개로 짚어야 할 부분도 있다. 지난 2월 시댄스 2.0이 공개되자 아일랜드 출신 영화감독 루어리 로빈슨이 단 두 줄짜리 명령어만으로 만든 브래드 피트와 톰 크루즈의 격투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할리우드에 위기감을 촉발했다. 미국영화협회(MPA)는 시댄스가 미국 저작권 보호 작품을 대규모로 무단 사용했다며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고, 디즈니도 스타워즈·마블 등 캐릭터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바이트댄스에 중지요구 서한을 보냈다. 영화 '데드풀' 각본가 레트 리스는 시댄스로 만든 영상을 공유하며 "이런 말을 하기 싫지만, 우리는 끝난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반응은 격했다. 이 여파로 해외 API 출시가 한 차례 미뤄지기도 했다. 바이트댄스는 이번에 라이선스를 확보한 영화·콘텐츠를 합법적으로 2차 창작·수익화할 수 있는 별도 플랫폼을 함께 선보이며 수습에 나섰지만, 국내 콘텐츠 IP 업계 입장에서는 이 프레임워크가 한국 저작물에도 동일하게 적용될지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변수다.
시댄스 2.5는 B2C 서비스인 캡컷뿐 아니라 기업용 API(바이트플러스 모델아크)로도 곧 제공될 예정이다. 국내 영상 제작·광고·콘텐츠 업계가 조만간 이 모델을 실무 도구로 검토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소라(Sora), 비오(Veo), 클링(Kling) 등 경쟁 모델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바이트댄스가 한국을 우선 공략지로 삼았다는 점은, 국내 콘텐츠 업계가 이 변화에 어떤 속도로 대응할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