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스마트폰 이용자 10명 중 9명이 생성형 AI 앱을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와이즈앱·리테일이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챗GPT·제미나이·클로드·퍼플렉시티·그록 AI·에이닷·뤼튼 등 주요 생성형 AI 앱 7종의 지난 6월 총 실행횟수는 20억 8,300만 회로, 2년 전 같은 달(1억 5,900만 회)보다 약 13배 늘었다. 이번 조사는 범용 대화형 AI 앱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스캐터랩의 '제타'나 '크랙' 같은 캐릭터·롤플레이 챗봇은 별도 집계 대상이라 이번 순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설치자 비율도 89.1%로 1년 전보다 20%포인트 가까이 올랐고, 설치한 사람 중 실제로 쓰는 사용자 비율도 63.1%에 달해 깔아만 두는 앱이 아니라 실제로 매일 여는 앱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사용자 규모만 놓고 보면 챗GPT의 독주다. 지난 4~6월 챗GPT의 월평균 사용자는 2,362만 명으로 2위 제미나이(895만 명), 3위 클로드(298만 명), 4위 퍼플렉시티(173만 명)를 크게 앞섰다. 2위부터 7위까지 사용자를 모두 합쳐도 챗GPT 한 곳에 못 미친다.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에서도 챗GPT가 2시간 14분으로 가장 길었고, 클로드가 1시간 12분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성장 속도로 시선을 옮기면 판도가 달라진다. 지난해 4~6월과 비교한 올해 같은 기간 월평균 사용자 성장률은 클로드가 841.4%로 가장 높았고, 제미나이 484.5%, 그록 AI 280.7%가 뒤를 이었다. 반면 이미 규모가 큰 챗GPT의 성장률은 32.1%, 퍼플렉시티는 13.2%에 그쳤다. 출발점이 작았던 후발주자일수록 성장률이 크게 나오는 특성은 있지만, 챗GPT의 성장세가 30%대로 내려앉은 사이 클로드와 제미나이가 세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은 시장이 한 곳으로 굳어지기보다 여러 후발주자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세대별로는 앱마다 주력층이 갈린다. 챗GPT·제미나이·클로드는 20대가 가장 많이 실행한 반면, 퍼플렉시티와 그록 AI는 40대 실행 비중이 가장 높았다. 특히 챗GPT와 클로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0대 바깥 연령층, 즉 40~50대 이상의 실행 비율이 함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초기 2030세대 중심에서 전 연령대로 확산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변화는 사람들이 AI 앱을 하나만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클로드 이용자의 79.6%, 그록 AI 이용자의 79.5%, 퍼플렉시티 이용자의 71.7%가 챗GPT도 함께 쓰는 것으로 나타났고, 클로드만 단독으로 쓰는 비율은 10.9%에 그쳤다. 글쓰기는 클로드, 최신 정보 검색은 퍼플렉시티, 일반적인 용무는 챗GPT처럼 목적에 따라 도구를 나눠 쓰는 병용 습관이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다. 월간 재방문율도 챗GPT 92.1%, 클로드 73.0%, 퍼플렉시티 63.8%, 그록 AI 59.5% 순으로 나타나, 한 번 쓴 사람이 다시 찾는 비율이 높은 앱일수록 일상 깊숙이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대다수가 생성형 AI 앱을 설치했다는 이번 조사 결과는, 국내 생성형 AI 시장이 하나의 승자에게 수렴하는 단계가 아니라 여러 앱이 저변을 넓히며 공존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사용자 수에서는 여전히 챗GPT가 압도적이지만, 클로드와 제미나이가 세 자릿수 성장률로 격차를 좁혀가고 있고, 이용자들도 하나의 앱을 고정적으로 쓰기보다 용도별로 여러 앱을 오가는 방식으로 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