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록(Grok) 차세대 모델로 "2~3개월 내 최상위 모델 수준 도달" 자신감… 커서 인수·컴퓨팅 인프라가 승부수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자사의 인공지능(AI) 기술이 6개월 안에 오픈AI와 앤스로픽을 따라잡고 업계 선두에 설 것이라고 공언했다. 우주 로켓 기업으로 알려진 스페이스X가 이제 생성형 AI 시장의 핵심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머스크는 현지시간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스페이스X가 앤스로픽의 페이블(Fable)이나 오픈AI의 GPT-6 수준에 해당하는 AI 모델을 2~3개월 안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장 가속도가 유지된다면 약 6개월 뒤 스페이스X가 AI 분야의 '폴 포지션'에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스페이스X의 AI 역사가 3년에 불과한 반면 앤스로픽은 6년, 오픈AI는 10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계속 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최근 공개된 그록 4.7 모델을 두고 비판이 제기된 직후에 나온 것이다.
스페이스X AI 사업의 뿌리는 xAI다. 스페이스X는 지난 2월 xAI를 인수하면서 챗봇 그록과 소셜미디어 X, AI 컴퓨팅 설비를 한 지붕 아래로 모았다. 이후 성장세는 가파르다. 2분기 전체 매출 약 78억 달러 가운데 AI 부문이 약 26억 달러를 차지했으며, 전년 대비 약 247%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AI 코딩 플랫폼 커서(Cursor)가 8월 14일 공식적으로 스페이스X에 합류하면서 개발자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었다.
시장의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오펜하이머의 티머시 호런 애널리스트는 CNBC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가 이제 명실상부한 앤스로픽의 경쟁자가 됐으며,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또 2027년 말까지 10기가와트 규모의 컴퓨팅 파워 확보를 목표로 제시하며 인프라 경쟁에서도 우위를 자신하고 있다.
다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머스크 스스로 지난 6월 오픈AI 관련 소송 증언에서 앤스로픽을 1위, 오픈AI를 2위, 구글을 3위로 꼽고 xAI를 다섯 번째로 평가한 바 있다. 지난 8월 출시된 그록 4.6 역시 한 평가기관 지표에서 오픈AI의 GPT-5.6과 비슷한 점수를 받았지만 앤스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5와 페이블 5에는 미치지 못했다. 포브스는 머스크가 과거 완전자율주행 테슬라, 10년 내 화성 유인 착륙 등 실현되지 않은 예측을 여러 차례 내놓은 전력이 있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이번 발언은 AI 산업의 경쟁 구도가 기술력뿐 아니라 컴퓨팅 인프라, 자본력, 개발 속도의 싸움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가운데 스페이스X의 추격이 현실이 될지, 향후 6개월이 글로벌 AI 판도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치열한 경쟁은 결국 더 빠르고 저렴하며 똑똑한 AI 서비스로 이어져,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