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투자 플랫폼 로빈후드가 마침내 암호화폐 시장의 문을 인공지능 에이전트에게 활짝 열었다. 사람이 직접 매수 버튼을 누르던 시대를 넘어, 이제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코인을 사고파는 자율형 거래가 현실이 됐다.
로빈후드는 자격을 갖춘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자율형 거래 기능인 에이전틱 트레이딩을 암호화폐까지 확대해, AI 에이전트가 이용자를 대신해 하루 24시간 디지털 자산을 매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능은 지난 5월 27일 주식 전용으로 처음 출시된 뒤, 7월 10일 암호화폐로 확장됐다. 로빈후드 이용자가 약 2,750만 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은 단순한 실험을 넘어선 대형 승부수다.
핵심은 통제권이다. 로빈후드는 이용자의 주계좌와 분리된 별도의 에이전틱 계좌를 통해 시스템을 운영하며, 이용자는 여기에 외부 AI 에이전트를 연결한다. 에이전트는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고 주문을 실행하며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되, 이용자가 정한 가드레일 안에서만 작동한다. 또한 실시간 활동 피드를 제공해 이용자가 언제든 자신의 AI 에이전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지켜볼 수 있다.
기술적 뼈대는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 즉 MCP다. AI 에이전트는 로빈후드의 트레이딩 MCP에 연결되며, 이 인프라가 실시간 시장 데이터를 에이전트에 공급하고 거래를 실행할 권한을 부여한다. 이용자는 클로드나 챗GPT 같은 플랫폼 기반의 AI를 직접 연결할 수 있다.
로빈후드는 이번 행보를 더 큰 그림의 일부로 본다. 암호화폐 확장은 로빈후드가 7월 초 발표한 대규모 전략의 일환으로, 토큰화 투자와 로빈후드 체인 기반 블록체인 사업, 디파이 상품까지 아우른다. 블라드 테네브 최고경영자는 앞서 에이전틱 트레이딩의 핵심 발상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AI 에이전트도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가 설정한 한도가 안전장치 역할을 하지만, 24시간 쉬지 않는 변동성 큰 암호화폐 시장에서 잘못 설정된 AI 에이전트는 이익만큼이나 손실도 키울 수 있다. 로빈후드 역시 이용자가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며, 회사는 AI 에이전트의 성과를 감독하거나 보증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개인 투자자에게 편리함과 위험을 동시에 안기는 양날의 검인 셈이다.
그럼에도 시장의 관심은 뜨겁다. 로빈후드는 영국에서도 암호화폐 거래를 시작하겠다고 밝히며 유럽으로 서비스를 넓히고 있다. 자동화 거래가 헤지펀드의 전유물이던 시대가 저물고, 스마트폰 하나로 AI 투자 전략을 굴리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