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쇼핑의 무게중심이 '검색'에서 '추천', 나아가 '위임'으로 옮겨가고 있다. 소비자가 상품명을 입력하고 가격과 리뷰를 일일이 비교하던 방식 대신, "출근룩 추천해줘"처럼 목적과 상황을 말하면 AI가 상품을 찾아 제안하는 구조가 자리 잡는 중이다.
네이버는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이용자의 클릭·찜·장바구니 이력과 트렌드를 분석해 먼저 쇼핑 대화를 제안하는 AI 에이전트를 고도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안에서 올리브영·무신사·현대백화점 등 파트너사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기능을 확대했고, 무신사는 챗GPT 앱 안에 직접 입점해 대화형 추천을 지원한다.
해외에서는 이 흐름이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은 설정한 가격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구매를 확정하는 '오토 바이' 기능을 쇼핑 비서 루퍼스에 도입했고, 오픈AI는 챗GPT에 체크아웃 기능을 직접 통합했다. 퍼플렉시티의 쇼핑 에이전트를 이용해본 한 이용자는 소매업체 웹사이트 정보를 스크래핑해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이는 AI 에이전트가, 실시간으로 갱신되지 않은 재고 정보 때문에 실제 매장 상황과 다른 안내를 한 경험을 전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2026년을 AI 쇼핑 에이전트 경쟁의 원년으로 보면서도, 관건은 소비자 채택 확대와 더불어 '데이터 품질 및 제품 정보의 표준화'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AI 에이전트가 답변을 생성할 때 근거로 삼는 상품 정보로 선택되느냐가 곧 노출 경쟁력이 되는 만큼, 기업은 브랜드나 카테고리 단위가 아니라 상품 단위로 정보 구조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격, 재고, 리뷰, 옵션 등 정량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관리되지 않으면, AI가 다른 판매처의 정보를 우선 참고하거나 오래된 정보를 그대로 인용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사 상품 데이터뿐 아니라 경쟁사·판매채널의 데이터를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자동화 수집 도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내 대표 오픈마켓인 쿠팡을 겨냥한 도구도 그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이스라엘의 웹데이터 플랫폼 기업 브라이트데이터(Bright Data)는 쿠팡 스크래퍼(Coupang Scraper)를 이커머스 전략의 핵심 제품이며, 특히 쿠팡 관련 콘텐츠는 한국 시장에서 최우선 순위라고 설명한다. 이 도구를 활용하면 상품명과 가격, 할인율, 평점, 리뷰, 판매자 정보, 카테고리, 배송 정보, 상품 이미지 등 공개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API 기반 스크레이퍼와 노코드 스크레이퍼를 함께 제공해 별도 개발 없이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으며, 대규모 데이터가 필요한 기업을 위한 완전 관리형 서비스도 마련돼 있다.
AI가 쇼핑의 판단 주체로 자리 잡을수록, 상품 데이터를 얼마나 정확하고 촘촘하게 관리하느냐가 브랜드의 노출과 매출을 가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색최적화(SEO)에 이어 'AI 노출 최적화'가 유통업계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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