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우주·인공지능(AI) 기업 스페이스X(나스닥 티커 SPCX) 주식이 한 달 만에 반등에 성공하자, 미국 옵션시장이 단 며칠 만에 거대한 투기판으로 돌변했다. 한국 시간 30일 새벽 마감한 뉴욕증시에서 스페이스X는 전 거래일 대비 7.15% 폭등한 164.19달러를 기록했다. 상장 이후 225.64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한 달간의 가격 조정을 거친 직후 나온 강한 반등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시그널이 나오자마자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라이브볼과 씽크오어스윔 집계 기준 스페이스X 콜옵션 매수 대금이 풋옵션의 4배를 돌파했다. 거래량 상위 10개 계약 가운데 7개가 콜옵션이었으며, 절대다수가 이번 주 목요일(7월 2일) 만기인 초단기 계약에 몰렸다.
가장 충격적인 흐름은 '행사가 300달러' 콜옵션이다. 계약당 10센트, 한화로 약 140원에 거래되는 이 옵션은 단 사흘 안에 스페이스X 주가가 정확히 두 배 이상 폭등해야만 가치를 가지는 극단적인 로또성 베팅이다.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이 같은 휴지조각급 콜옵션을 무차별 매수한 배경에는 2021년 게임스톱 사태를 재현하려는 '감마 스퀴즈'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찰스 문 프로스퍼 트레이딩 아카데미 전문가는 CNBC와의 통화에서 마켓메이커가 옵션 매도 포지션을 헤지하기 위해 현물 주식을 강제 매수하면서 주가가 또다시 폭등하는 악순환을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두 차례의 플래시 크래시와 밈주식 사태를 겪은 월가 기관들이 이미 정교한 리스크 관리 모델을 가동 중이어서, 개미들이 의도한 폭발적 감마 스퀴즈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같은 시각 스마트머니로 불리는 대형 기관 투자자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움직였다. 한 월가 큰손은 주가가 155달러대를 오갈 때 2027년 1월 만기 행사가 150달러 풋옵션 45만 달러어치를 매도하는 동시에, 동일 만기 160달러 콜옵션을 같은 금액만큼 매수하는 합성 롱 포지션을 구축했다. 주가가 164달러를 돌파하면서 이 기관은 진입 당일에만 수십만 달러의 평가이익을 거머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스페이스X 옵션시장은 단돈 140원에 인생역전을 노리는 개미군단과, 정교한 옵션 조합으로 안정적 수익을 챙기는 기관의 두 얼굴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7월 7일 스페이스X의 나스닥100 지수 편입이 예정된 가운데, 이번 주 단기 옵션 만기일이 SPCX 주가 변동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